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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선 제거 절제 수술 후기 및 부작용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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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선 제거 절제 수술 후기 및 부작용 (1)

(편도선 사진이 다소 거북할 수도 있으니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참고 부탁드립니다)

편도결석, 코골이, 편도 비대증, 무호흡증, 편도선염, 편도주위 농양 등 편도선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편도절제 수술을 결심하고 수술대에 오르게 됩니다. 그 중 한 사람이 저였고요,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편도선 관련 질환, 대부분의 편도선-스펙을 갖게 되면서 고민 끝에 수술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수술 후, 첫 6일 차 때까지만 해도 통증이라던지 불편함이라던지 전체적으로 참을만했습니다(통증이 없어서 수술한 걸 까먹고 일반식으로 먹을뻔한 적도 있었고요) 하지만 7일 차 때 첫 출혈을 시작으로 9일 차 때 멈추지 않는 출혈이 있었고, 수술을 후회하며 블로그를 작성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잠깐의 고통을 희생하고 이후의 삶의 질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출혈 후 무지하게 대처하여 제가 겪었던 통증, 고통, 심적인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수술 이전으로 시간을 돌려 그냥 운동 열심히 하고 비타민제 먹으면서 면역력이나 키울 것 같습니다. 주변에 편도결석 같은 다소 Minor한 편도 질환으로 "편도선 그냥 잘라야겠다"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수술을 고려하시는 분도 있는데, 필히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한번 더 고민해보시고 운동 열심히 하면서 면역력 키우는데 노력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저처럼 수술이 불가피하여 수술대에 오르시는 분들을 위해 제가 겪었던 경험을 기반으로 편도선 절제 수술 후기를 상세하게 적어보려고 합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수술 후 통증 및 회복 속도 등 사람마다 차이가 있고, 100% 개인의 경험 기반으로 작성된 글이기에 심한 비판은 삼가 부탁드리겠습니다) 


우선 발병 시초부터 말씀드리면 10년 전 어느 겨울, 감기에 걸렸습니다. 평소대로라면 축구를 하거나 운동을 하면 호전이 되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죠. 하지만 목의 통증은 나날이 심해졌고 비대해져서 목구멍을 막아버린 편도선 때문에 물을 마시긴커녕 침을 삼키기도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결국 이비인후과 내원을 하였고, '편도주위 농양'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편도주위 농양이란, 편도선염이 지속되어 편도선 안에 농양이 형성되는데 편도선 주변 조직까지 뚫고 들어가 편도선 및 편도선 주변에 농양이 차는 병이라고 합니다.

 

주사기에 농양이 차있는 이미지

의사 선생님께서, 저와 같이 양쪽 모두 농양이 가득 차 있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하시면서 곧바로 국소마취 후 매스로 일정 부분을 절개한 다음 뻰찌? 같은 툴로 절개 부위 주변을 세게 누르면서 농양을 짜내었습니다. 국소마취를 해도 전달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극악 통증에 눈물과 신음이 자연스럽게 나왔고 짜내어도 완벽하게 제거가 되지 않아, 계속해서 생성되는 농양 때문에 7일 동안 똑같은 처치를 했어야만 했습니다..(국소마취-> 매스 절개-> 펜치 압출-> 아이스크림 취식) 치료 하루하루가 스트레스였고 고등학생이었음에도 그다음 날 병원 가야 할 생각에 두려움의 눈물을 흘리곤 했죠.. 

 

이렇게 지옥 같은 일을 겪어서인지.. 그 후, 편도선은 7년간 말썽 없이 잘 지냈습니다. 감기 걸려도 그냥 붓는 정도? 에서 원상태로 돌아왔죠. (당시 운동을 많이 했습니다, 구기 운동뿐만 아니라 헬스 병행으로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었다고 판단되네요)

그러다가 운동을 뜸하게 하던 27살 겨울 환절기 때부터 다시 주기적으로 아팠습니다. 편도주위 농양까지는 아니어도 편도염으로 고생하였는데, 한두 달에 한번 주기로 1~2주는 고생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설상가상, 편도선염으로 지속해서 복용했던 항생제 때문에 위장병도 같이 앓았고(항생제를 오래 복용하면 위장에 무리가 간다고 합니다) 결국 2020년 3월 14일 화이트데이에 수술 날짜를 잡았고 그렇게 수술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급하신 분들은 9일 차(출혈) 후기부터 보세요

 

수술전 원래 편도상태(편도선염으로 자주 붓다보니까 편도선 모양이 이상하게 변했네요..크긴 확실히 큽니다)

 

-수술 전날 오후 18시까지 입원(2020년 3월 13일 금요일)

인터넷에 찾아보니 수술 후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일상식을 못 먹는다고 하여 먹고 싶은 거 다 시켜먹었습니다. 배민으로 떡볶이, 순대, 탕수육, 참치마요 시켰는데 최소 4인 분치라 당연히 남겼고, 랩에 쌓여 전부 냉장고로 들어갔죠. 먹지도 못할 거 왜 이리 많이 시켰냐는 엄마의 외침을 뒤로하고 대학교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코로나 이슈 때문에 입구에서부터 온도 측정 및 문진표 작성 후 입원 수속을 밟았고 수술 전날이라 떨리기도 하고 싱숭생숭한 마음에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잠에 들 수 있었습니다.


-1일 차 (수술 당일, 2020년 3월 14일 토요일)

통증(1~10): ●

잠에서 깨니 수액이 꽂혀있었습니다. 잠귀가 밝은 편이라 쉽게 깨는데 전혀 몰랐네요..

배테랑 간호사님에 의해 꽂힌 수액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긴장되는 마음으로 기다리는데 11시쯤, 어떤 간호복 입은 아저씨가 데리러 왔습니다. 간호 아저씨?가 가져온 침대에 누우니 수술실까지 운반해주시더군요.

수술실에는 6명의 의료진이 있었는데 다들 여유롭게 일상 얘기도 하고 서로 장난도 치면서 수술 준비를 하시더라고요.

반대로 저는 굳어있었죠.

그렇게 호흡기를 통해 잠에 들었고, 1시간가량 뒤에 깼는데, 누가 제 뺨을 때리고 있었습니다.(비몽사몽 해서 확실하진 않지만, 요즘은 환자를 깨울 때 뺨을 때리는구나 싶었죠..)

"아 맞다.. 나 수술했지.." 

"근데 왜 통증이 없지..?"

정말 수술했나 싶을 정도로 통증이 적었습니다. 그냥 답답하고 건조해서 물 먹고 싶은 게 다였죠.(진통제 섞은 수액 덕분이라고 생각되네요). 제가 계속 손 제스처로 소통하니 간호사가 말해도 된다고 하였는데 확실히 말하기는 좀 힘들었습니다.

뿌리가 세 갈래로 뻗어있었다는 편도선을 제거하고.. 21시까지 수액 맞으며 푹 쉬다 가퇴원하였습니다. 퇴원을 기점으로 금식이 풀려서 바로 물을 마셨는데 코로 나오더군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른 나른한 기운에 취해 곧바로 잠들었습니다.

(참고로 잘 때 정면으로 자면 호흡이 안 돼서 계속 깨더라고요, 옆으로 틀어서 자니까 잘 잤습니다.)  

 

처방해준 약..


-2일 차(2020년 3월 15일 일요일)

통증(1~10):

2일차 편도사진. 목젖이 엄청 부었네요..

편도선 수술하고 매우 건강한 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편도선 절제 수술했다는 사실을 까먹고 아침을 일반식으로 먹으려 했고 엄마가 호박죽을 차려주셔서 그때 알았습니다. 

그렇게 호박죽을 먹는데, 통증은 조금 있었지만 참고 먹을만했습니다. 편도선염일 때 약 먹으려고 고통스러운 거 참고 꾸역꾸역 죽을 삼켰던 통증의 1/5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통증은 참을만했는데, 무언가를 마시거나 삼킬 때, 음식물 반, 공기 반이 삼켜져서('굽을~꺽'하고 삼켜짐) 계속 가스가 차는 느낌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방귀랑 트림도 나왔고요.. 아마도 음식물을 삼킬 때, 편도선이 없어진 공간에 공기가 생겨 음식물과 공기가 같이 삼켜지는 원리인 거 같습니다. 아니면 단순히 수술 후 제기능을 못해서 그런 거일 수도 있겠네요..

다이소에서 파는 1,000원짜리 목재 비행기 피규어를 만드는 여유를 부리는 등, 질 좋은 하루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옆으로 취침하니 잘 잤습니다.


-3일 차(2020년 3월 16일 월요일)

통증(1~10):

3일차 편도사진

이날을 시작으로 아침 일어났을 때 편도선에 통증이 있었고, 저녁 17시 기준으로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컨디션이 나빠졌습니다.(저녁 시간에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렇다고 합니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목이 상당히 간지럽고 기침이 계속 나왔습니다. 열기운도 있어서 출근 못할 줄 알았는데 또 아침죽 먹고 약 먹으니 상태가 좋아지더라고요..(말하는 건 17일 차 때부터 원래 목소리가 조금씩 돌아왔습니다) 출근 후 말도 못 한 채로 업무를 하였고 가끔씩 목이 간지러워서 기침이 나왔습니다. 가래도 많이 끼었고요.. 갈증이 많이 나서 포카리스웨트랑 게토레이를 사 먹었는데 오히려 그 텁텁한 맛이 맴도면서 가래가 더 끼더군요. 

버렸습니다.

퇴근 얼마 안 남은 17시부터 몸에 힘이 빠지더니 상태가 아주 별로였습니다..

수술 후 장점 중 하나가 눈치 안 보고 칼퇴하는 건데, 17시 30분 되자마자 칼퇴했습니다.


-4일 차(2020년 3월 17일 화요일)

통증(1~10): 

4일차 편도사진

3일 차와 마찬가지로 아침저녁으로 아프고, 약 먹으면 호전되었습니다. 


-5일 차(2020년 3월 18일 수요일)

통증(1~10): 

5일차 편도사진

인터넷에서 봐왔던 수술 후기들과는 달리 통증이 심하지 않아서 "나는 진짜 선택받았구나.."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습니다. 항상 찬 미음이나 죽으로 먹다가(집에서 직장으로 싸갔습니다), 호전되고 있다고 판단해 허세를 부렸습니다.. 회사 근처에서 판매하는 닭죽 집에서 뜨거운 죽을 먹고 상태 메롱 돼버렸고, 오한 들고 몸상태가 상당히 안 좋았습니다. (뜨거운 음식은 꼭 식혀서 드시고 항상 미지근하게 혹은 살짝 차갑게 해서 드세요)


-6일 차(2020년 3월 19일 목요일)

통증(1~10): 

6일차 편도사진

상태가 확실히 안 좋아졌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있고 온몸에 힘이 없었습니다. 편도선이 좀 더 아픈 몸살감기 느낌.. 하품할 때는 진짜 찢어지는 고통.. 너무 아픕니다ㅠ


-7일 차(2020년 3월 20일 금요일)

통증(1~10): 

7일차 편도사진. 아침 출혈로 비비빅 먹었구요, 팥 잔여물들이랑 편도쪽에 출혈이 보이네요

자는데 마른기침이 심하게 나왔습니다.

우려와는 다르게 아침에 일어나니 몸상태가 오히려 좋아졌고, 죽 먹는데 통증도 좀 덜해 옆에 있던 감자 샐러드도 같이 먹었습니다. 근데 양치를 하는 중 피가 나더군요.. 놀 란마음에 다급하게 얼음을 먹었고 얼마 안 지나 피가 멎었습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연차 쓰고 병원 가니 따로 특별한 조치는 없었고 진료비로 4만 5천 원 받더군요..(대학병원 진료비 정말..) 

곱? 딱쟁이? 가 떨어져서 출혈이 있을 수도 있다고 다음번에 출혈이 또 있을 때는 재입원해서 벌어진 부위를 다시 전기로 지져서 붙여줘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아마 감자 샐러드를 먹다가 딱지가 떨어진 것 같네요..) 신경 써서 조심하라는 의사 선생님을 뒤로하고 배스킨라빈스로 향해 아이스크림을 구매 후, 집으로 왔습니다. 출혈이 있었던 터라, 입안에 열감이랑 통증이 있었고 곧바로 아이스크림을 저녁으로 먹었는데 오한과 열에 시달렸습니다..

(찬 음식, 찬죽, 아이스크림, 얼음 등 열나고 부어있는 편도선 때문에 찬 음식을 많이 먹으라고 해서 저는 수시로 찬 거 먹고 밥 대용으로도 먹었습니다. 근데 너무 자주, 과하게 드시면 몸살감기에 걸릴 수 있으세요.. 건조하거나 아플 때 적당히 드시되, 헝겊으로 감싼 아이스팩으로 목 찜질 추천드려요)


-8일 차(2020년 3월 21일 토요일)

통증(1~10): 

8일차 편도사진. 곱, 딱쟁이 앉은 범위들이 점점 줄어들고 호전되는 모습

타이레놀 두 알 먹고 4시간 정도 잔 거 같네요. 

그렇게 잠에서 깼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열은 싹 없어졌고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편도선 빼고..

아무튼 그렇게 열도 내리고, 엄마의 코로나 의심에서도 해방되었죠.

그다음 날 있을 엄청난 출혈 사태를 예상조차 하지 못한 채, 친구와 통화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여유로운 토요일을 보냈습니다.


 

 

 

 

글이 길어지는 것 같아 9일 차(사건의 날) 내용은 새로운 게시물에 쓰겠습니다!

 

바로이동>>>  https://kochen.tistory.co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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